“경기장은 지어줬는데 우린 왜?”… 카보베르데 돌풍에 ‘숟가락’ 얹다 역풍 맞은 중국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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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2만의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강호 스페인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거두는 역대급 이변을 연출한 가운데, 이를 두고 “중국 덕분”이라고 치켜세운 자국 언론의 보도 행태에 중국 누리꾼들의 비판과 조롱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만중앙통신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중국이 축구 강국이 되기 위한 하드웨어와 자본은 모두 갖췄지만, 정작 ‘제대로 된 국가대표팀’ 하나를 만들지 못해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마저 실패했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카보베르데의 선전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중국이 카보베르데의 월드컵 꿈을 이뤄줬다”는 식의 생색내기용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이는 중국의 대형 건설업체인 ‘산시 건설 엔지니어링’이 지난 2010년 착공해 3년 만에 완공한 1만 5,000석 규모의 카보베르데 국립 경기장 건설 비용(약 224억 원)을 중국 정부가 전액 지원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심지어 관영 매체들은 ‘카보베르데가 중국에 감사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포털 메인과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올리며 여론몰이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전인수격 보도는 정작 중국 누리꾼들의 엄청난 역풍을 불러왔습니다. 중국 현지 누리꾼들은 “전 세계에 중국 손을 거치지 않은 경기장이 없는데, 왜 우리 대표팀은 2002년 한 번 빼고는 월드컵 구경도 못 하느냐”, “우리는 연습할 경기장이 없어서 본선에 못 나간 거냐”, “남이 피땀 흘려 일군 성과에 숟가락만 얹으려 하니 부끄럽지도 않으냐”라며 자국 언론의 황당한 억지 주장을 강하게 꼬집었습니다.
WSJ 역시 중국 축구의 기형적인 구조를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중국은 14억이라는 거대한 인구 인프라와 축구광을 자처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강력한 의지, 그리고 1990년대 이후 축구계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음에도 정작 경기장 안의 수준은 단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FIFA와의 중계권료 이견으로 인해 하마터면 중국 내 2억 명의 축구 팬들이 월드컵을 시청하지도 못할 뻔하다가, 지난달에야 겨우 6,000만 달러(약 830억 원)에 합의를 보는 촌극을 빚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현지 SNS에는 “남의 나라 선수들 경기 보려고 천문학적인 돈을 쓰는데, 정작 우리 선수들은 집에서 휴가나 즐기고 있다”는 축구 팬들의 자조 섞인 비판이 줄을 이었습니다.
외신들은 중국이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고 축구계의 고질적인 반부패 투쟁 및 사정 칼날을 휘둘렀음에도 근본적인 축구 문화와 유소년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웃 나라 한국과 일본의 성공 사례를 대조적으로 소개했습니다. 한일 양국은 정부의 일방적인 지시나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유소년 육성에 장기적이고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며 시장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리그 수준을 높이고 유망주들의 유럽 진출을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는 분석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과거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이라는 세 가지 축구 굴기 꿈을 천명했으나, 본선 출전국이 48개국으로 대폭 늘어난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조차 아시아 무대의 문턱을 넘지 못하며 그 꿈은 완전히 요원해졌습니다. 시 주석조차 지난해 상하이의 한 로봇 스타트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엔지니어들에게 “이 로봇들을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에 합류시킬 수 있겠느냐”는 씁쓸한 농담을 던졌을 만큼, 막대한 자본력 뒤에 숨겨진 중국 남자 축구의 처참한 현주소는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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